창조하신 하나님

정크 DNA 는 없다....

하늘강가 2014. 12. 4. 09:54

미국 국립 인간게놈연구소(NHGRI)가 지원하고 세계 각지의 32개 연구팀, 440명가량의 연구자들이 참여해 2003년부터 진행한 ‘엔코드(ENCODE)’ 프로젝트는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를 비롯해 여러 학술지에 동시 발표한 30편의 연구논문에서, 똑같은 정보의 유전체라 해도 갖가지 세포 유형별로 유전자의 발현을 다르게 조절하는 디엔에이 염기서열 기능의 부위를 찾아 체계화한 유전체 기능 지도를 마련해 발표했다. 엔코드 프로젝트의 연구자들은 뼈세포, 피부세포처럼 서로 다른 147가지 유형의 세포를 대상으로 세포 유형마다 다르게 발현되는 유전자와 유전자 조절 물질을 추적해 그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기능이 디엔에이의 어느 부위에서,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추적해 방대한 차세대 게놈 기능 지도를 그리는 작업을 해왔다.


“그 목표는 [별다른 기능이 없다고 알려진 정크 디엔에이 염기서열 부위] 거기에 숨어 있는 기능성 디엔에이 염기서열을 찾아내어 목록화하고, 그것들이 언제, 어떤 세포에서 활성을 띠는지 찾고자 하며, 유전체가 [히스톤 단백질을 중심으로] 꾸러미(패키지)를 이루며 조절되고 해독되는 방식에 그것들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추적하고자 하는 것이다.”(<네이처>, 9월5일)


이번 발표에서는, 무엇보다 디엔에이와 유전자 발현에 관한 통상적인 설명을 수정했다는 점이 가장 크게 눈에 띈다. 지금까지는 체내에서 생리대사를 일으키는 물질인 단백질의 생성 정보는 2만 가지 유전자의 염기서열 부위에 담겨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이런 단백질을 생성하는 DNA 부위('코딩 DNA')만이 유전자 발현에 의미가 있다고 여겨졌다. 유전자 단위의 DNA 부위들 사이에 길게 이어진 의미 없는 부위('논코딩 DNA')는 쓸모없는 DNA로 인식돼 '정크 DNA'라는 별칭도 얻었다. 물론 정크 DNA에도 의미 있는 유전적 정보가 담겨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었지만, 크게 볼 때 의미 있는 유전자 부위는 30억쌍 염기서열 중에서 2% 미만의 유전자 단위 부위이며, 나머지 98%는 대체로 주목받지 못하는 DNA 영역인 것으로 구분돼 왔다.


그런데, 이처럼 엄청나게 드넓은 불모지였던 정크 DNA의 영역이 이번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서 연구자들한테는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었다. 98%의 불모지에도 생리대사 활성 물질인 단백질의 생성과 기능을 조절할 줄 아는 ‘숨어 있는’ 기능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져 있다는 게 이번 엔코드 프로젝트의 주요 결론이기 때문이다.


엔코드 연구자들은 게놈의 80%가량이 ‘생화학적 기능’을 하고 있다는 추정을 제시했다. 한 연구자는 <더 사이언티스트>의 뉴스 보도에서 “이런 추정은 147가지 유형의 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과 분석에서 나온 것이며, 실제 우리 몸에 있는 2000종가량의 세포 유형을 다 조사하면 아마도 80%라는 수치는 100%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DNA의 모든 부위가 언제나 모두 다 기능을 하는 건 아니며, 세포 유형에 따라 달라 특정 세포에선 대략 3분의 1가량씩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사실, 2001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30억쌍 염기서열을 해독해 발표한 당시에도, 디엔에이 전체 길이에서 유전자 기능을 하는 부위가 2%만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별다른 기능이 밝혀지지 않은 점에 의문이 제기돼 왔으며, 여러 연구들에서 정크 DNA에 존재하는 유전자 조절 기능이 부분적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번 엔코드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기(NGS)의 도움을 받아 방대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 그리고 세포 실험을 거치면서 그동안 있었던 부분적인 이해를 획기적으로 체계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


"정크 DNA라 하더라도 대략 7% 가까운 DNA가 진화과정에서 염기서열 보존(sequence conservation)을 보이고 있어 무슨 기능을 하는지는 몰라도 중요 기능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또한 그동안 개별 연구들에서 이런 정크 DNA 부위에 논코딩 아르엔에이(단백질을 생성하지 않는 noncoding RNA)를 만들어내는 부위가 상당히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결과가 많이 나와 조절 기능을 하는 부분일 것이라는 추측은 많았다. 다만 정확하게 각 부위가 기능적으로 규명되지 못했는데 이번에 목록이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관찰은 산발적인(sporadic) 관찰이었는데 엔코드 프로젝트에서는 체계적으로 다 훑어봤다는 게 큰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김영준 연세대 교수, 후성유전학)


“단백질 코딩 유전자(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만이 아니라 논코딩 DNA 부위에도 유전자 조절 기능이 있다는 건 미생물 분야에선 알려져 있었고 시스템생물학 분야에서는 이미 박테리아의 디엔에이를 설계할 때 그런 기능을 일부 활용하고 있다. 이번 결과는 이를 체계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앞으로 생명의 메커니즘과 생리학에 대한 이해를 넓혀 질병 연구와 약물 개발 등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이상엽 카이스트 교수, 시스템생물학)

00ENCODE1.jpg » DNA 전체의 '유전자 기능 지도'를 작성하려는 엔코드 프로젝트의 분석 대상과 방법을 설명하는 그림. 출처/ http://encodeproject.org/ENCODE/aboutScaleup.html


(출처: 인터넷 한겨레 신문)


 

RNA 만들고 단백질 붙들고...갖가지 유전자 조절기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