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성경' 의 의미..
무신론이 득세하는 현대과학에서 종교개혁의 의미를 찾아보는 발표가 진행됐다.
'프로테스탄티즘과 동아시아'를 주제로 지난 16-18일 열린 한동대학교(총장 장순흥 박사) 주최 종교개혁 500주년 국제학술대회에서 17일 성영은 교수(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는 '현대과학에서 종교개혁의 의미'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먼저 성영은 교수는 "종교개혁의 '오직 성경'은 우리 시대 진리의 문제를 푸는 핵심이다. 이 시대는 직접 그렇다고 말은 안 하더라도 과학적 진리를 참 진리인 양 대하려는 경향이 만연하다. 반대로 성경은 끊임없이 상대적 진리로 격하시키려 한다"며 "저는 진화-창조 논쟁에서도 논점 자체보다는 논쟁 속에서 성경을 대하는 태도에 더 주목하고 싶다. 성경을 과학과 같은 위치로 낮추거나, 과학을 성경과 같이 높이려는 그 어떤 시도도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그러므로 '오직 성경'은 우리 시대에 진리를 바로 세우는 일에 있어 반드시 필요하다. 그 점이 종교개혁이 물려준 무엇보다 소중한 유산"이라며 "여기에 '오직 성경'은 교회가 바로 서야 바른 과학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교회의 공예배를 통해 주시는 바른 복음의 말씀만이 신자의 삶 가운데 하나인 바른 과학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그 하나님 말씀이 신앙으로 과학을 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종교개혁의 신앙을 이어받았다는 교회들이 심하게 타락해 세상인지 교회인지 구분이 안 되는 상황에서 신자로 살아가고 있다. 예배는 타락했고, 예배 때 주어지는 말씀은 점점 하나님 말씀으로 받기 어려울 정도가 되고 있다"며 "바른 교회가 서지 못하면 신자의 일상생활의 하나인 바른 과학을 하기가 어렵다. 신자가 과학을 하는 데 있어 '오직 말씀'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대다. 현대과학에서 종교개혁의 의미는 '오직 말씀'에 의한 바른 교회가 서고, 그 터에서 바른 과학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후에는 "무신론이 밀려오는 시대, 어떻게 하나님을 말하고 과학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살폈다. 그는 "'오직 하나님께 영광'은 종교개혁 이후 케플러 같은 신앙인 과학자들에게 잘 나타난다. 이 가르침은 사람을 높이는 우리 시대에도 절실히 필요하다"며 "과학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가장 일반적이고 중요한 방식은, 과학 활동 자체를 신앙으로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 교수는 "신자의 6일간 활동 자체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일이라는 말이다. '주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 받으시기를' 기도하는 신자의 일상에, 과학활동도 예외일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이 종교개혁의 중요한 가르침"이라며 "'믿음으로 좇아 하지 아니하는 모든 것이 죄(롬 14:23)'라는 말씀처럼, 우리가 비록 하나님을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더라도 믿음으로 하는 과학활동 자체가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그분을 영화롭게 하는 일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그는 "가장 평범하지만, 이것이 우리가 과학에서 세워야 할 종교개혁의 가장 큰 의미다. 한국교회는 믿음으로 6일간의 삶을 자신의 직업(소명)에 힘쓰기보다는 별다른 종교활동을 해야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다"며 "직장 내 별다른 기독교 모임을 만들어 예배드리고 전도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거나, 진화론 비판 같은 기독교와 관련된 주제를 다루는 모임에서 활동해야 하나님을 더 기쁘시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는 성과 속을 구분하는 로마가톨릭적 태도로, 21세기 지금 우리가 개혁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성영은 교수는 "학교 현장에서 하나님을 대적하는 이론들 앞에 무방비로 놓인 우리 기독교인 청소년들을 생각할 때, 신자가 신앙으로 과학 공부를 하는 일은 시급한 과제"라며 "모든 선한 것은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알고 하나님의 선물인 과학을 신자로서 성실하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어떻게 신앙으로 과학을 할 것인가는 교회나 직장에서 신자들이 활발히 토론하고, 주님께 힘써 구해야 할 일이다. 그러면 과학으로 하나님 말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과학은 우리 시대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언어가 됐다. 즉 우리 시대를 이해하려면 과학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고, 그러면 이 과학으로 성경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과학자와 신학자가 서로 힘을 합쳐서 우리 시대의 언어인 과학으로 성경을 더 잘 이해해 보려 시도하는 일이 필요하다. 특히 과학적 환경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청소년이나 청년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해석된 과학이나 말씀은 절대적이지 않고 우리 시대에 말씀의 이해를 위해 사용됐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영원한 것은 '오직 말씀'이라며 "그러나 적어도 과학은 우리 시대 하나님 말씀을 더 생생히 이해하는 데 사용될 수 있고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성영은 교수는 "과학이 객관적 학문이라 주장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증거가 가득하다. 이 우주가 아무리 커도, 이 우주는 인간의 죄로 오염돼 마지막 날 다 불타고 재창조될 것이다. 인간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하나님의 놀라운 지혜가 드러남과 동시에 인간의 죄로 오염된다"며 "그러므로 과학을 하나님 대신 하나님처럼 높이거나, 과학 안에 들어있는 배금주의나 인본주의를 우상으로 높이는 것을 잘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현대과학은 과학의 눈부신 성공에 힘입어 점점 과학의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면서 생명 현상이나 우주의 기원과 종말 등에 관한 연구에서 보듯 인본주의적 요소를 깊이 개입시키고 있다"며 "불행히도 하나님을 배제한 과학은 자유를 얻은 것이 아니라, 우상을 섬기는 죄에 갇혀 버렸다. 그런 과학에 반대하는 것은 신자의 할 일이고, 그런 과학을 반대하는 것이야말로 과학을 본연의 위치에 바로 세우는 태도"라고 역설했다.
그는 "과학이나 과학 활동 자체에 언제든 인간의 죄가 개입될 여지가 있음을 분명히 알고 있어야, 과학을 선하고 낙관적으로 보는 견해나 환경오염 또는 자연파괴를 기독교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주장에 대해 정당하게 대처할 수 있다"며 "과학 속 죄의 특성을 잘 밝히는 것도 현대과학에서 종교개혁의 의미를 잘 구현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