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승희 양은 속깊은 딸이었습니다. 휴대전화에 간직해온 승희의 1년 전 일기를 발견한 부모는 또 한 번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희생자 모두에게 애틋한 사연이 있습니다만 승희네 가족에게 남겨진 얘기들은 어떻게 전해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승희는 막내 같지 않은 막내였습니다.
[변민주/고 신승희 양 어머니 : "엄마, 내가 공부 열심히 해서 나중에 돈 벌면 엄마·아빠한테 다 보답할게" 그 소리를 자꾸 하더라고요.]
휴대전화에서 복원된 1년 전 일기를 보고서야 엄마, 아빠는 그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잘 안다. 우리 가족 지금 많이 힘든 시기라는걸 잘 안다. 오죽했으면 단 한 번도 눈길 주지 않았던 저소득층 신청서를 냈을까. 난 하나도 부끄럽지 않다. 솔직히 난 이게 됐으면 좋겠다. 그럼 엄마 아빠의 등이 좀 가벼워질테니까. 지금 내가 우는 건 왜일까? 난 강해져야 한다. 우리 가족을 책임지고 싶으니까."
승희는 악착같이 공부해 얼마 전 장학금을 받았고, 그 돈을 부모님 여행비로 냈습니다.
[신현호/고 신승희 양 아버지 : (장학금이) 다시 통장으로 들어왔어요. 60만원 인가가. 그걸로 사고 나기 전에 둘이 (결혼) 20주년 여행 갔다 왔거든요. (승희가) 1박 2일로 갔다 오라 그래서.]
딸이 보내준 여행은 세월호 사고 불과 나흘 전의 일이었습니다.
수학여행을 떠난 뒤 엄마는 승희가 남긴 편지를 발견했습니다.
"엄마 아빠에게. 안녕, 오늘 제주도로 가게 되는 승희라고 해요. 내가 수학여행 가는 거 때문에 일주일간 예민하게 굴어 미안합니다. 엄마 아빠 탓이 아닌 거 아는데도 괜히 심술부렸어. 그래도 승희 비위 맞추려고 애쓰고 챙겨줘서 정말 정말 고마워요. 이번에 승희가 돈을 엄청 썼지만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해… 3박 4일 재밌게 놀다올게. 그리고 갔다오면 열공 빡공 해야지. 엄마 어젯밤에 고생해서 같이 밖에 나가줘서 고마워. 나 없는 동안 셋이 재밌게 보내~ 사랑해. 승희가."
나 없는 동안 셋이 재밌게 보내라는 승희의 편지는 엄마 아빠의 가슴에 마지막 인사로 남았습니다.
'퍼온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유치원만 나홀로 교육... (0) | 2014.05.17 |
---|---|
부모의 욕심으로.... (0) | 2014.05.17 |
바다의 안전??? (0) | 2014.05.16 |
세월호... (0) | 2014.05.16 |
[스크랩] [세월호 참사 한 달] 남은 가족들 슬픔이 불안으로.. 목회자 찾아와 "끝까지 있어달라" (0) | 2014.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