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하고픈 마음은 전혀 없었다. 그저 옷장을 바라 볼때마다.. 특히 날이 추워져 갈때마다 따라서 두꺼워지는 옷들이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쳐박혀 있는 나의 옷들과 아이들의 옷들을 나는 가슴아프게 바라보곤 했다.
친정엄마의 옷은 엄청나다. 방 세군데 중에서 두 군데의 대형옷장을 차지하며 그것도 옷을 다 걸어둘데가 없어서 빼곡히 들어 찬 옷들을 대할 때마다 난 기가 다질려 버린다.
어디 그것뿐인가..
화장품은 거의 손댈 수 없을 정도로 가득 가득..
냉장고의 음식들도 그렇고.. 그릇들도 그렇고..
신발장 또한 마찬 가지이다. 비슷한 운동화만 세어보니 8 켤레 인것 같았다.@@
정리하다 가 도저히 신발 정리가 되질않아 겹겹이 쌓아 놓았다.
난..
한국을 나와 엄마 집에 올때마다 마음이 매우 무거워진다.
무엇이 그리도 엄마의 마음을 허무하게 무저갱으로 내 모는지 알수 가없다.
지나치게 물건에 대한 집착이 있는것은 그 마음의 허무함 때문이다.
나 자신을 쉬게 하질 못하고 미친듯이 바쁜것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과 두려움 때문이다.
나도 그랬다.
늘상 바빠야하고...
무엇인가 집중해 있어야 하고..
육신이 느리다고 해서 그 사람이 바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생각이 정리 되지 못하면..
생각이 중심이 없이 흔들리기만 하면..
지나치게 생각이 많은 것 역시 마음의 무저갱에서 나오는 허무한 바람 때문일 것이다.
예전엔 이것을 알지 못했으나 이제는 인식한다.
지나치게 생각이 많은 것 또한 너저레하고 대책없이 순간의 충동에 의해 사서 모으기만한 허접데기 같은
볼품없는 옷들에 불과한 것과 같다.
그래서 때로는 아무생각 없이 옷장을 정리하고 이것 저것을 치우다 보면 나의 머릿속의 생각도 어느새
잡다한 것들이 정리가 되고 필요없는 생각들을 버리게 된다.
사람은 오늘 하루만 살 뿐이다.
세상은 마치 지금 이 땅이 영원할 것처럼 유혹하고 지금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확대 , 과장을 하고 두려움을 조장하지만...
그러나 우리는 오늘 하루 만 살 뿐이다.
내가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제한되어 있고..
내가 오늘 하루 입을 수있는 옷은 한 벌 뿐이고
발걸음을 떼도록 도움을 주는 신발도 오늘 한켤레면 된다.
명품이라는 가방도 하나 면 되고..
화장품도 오늘 외출에 필요한 만큼의 양 이면 되고
내가 잘 수있는 공간도 한 평이면 된다.
그리고..
나의 육신 이 땅에서 오늘 하루의 삶을 살고 지금의 삶을 누리다가
어느날 나를 지으신 왕께서 나를 부르시면..
나는 그 한 평... 그 하루.. 한 벌.. 한켤레... 하나 .. 모두 내어 놓고
티끌로 돌아가 가볍고 사뿐하게 날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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