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

분노 조절....

하늘강가 2014. 9. 24. 21:20

엄마가 오늘도 화났다 왜? 맘앤앙팡 | 입력 2014.09.24 01:33

"오늘 내 치사함의 끝을 봤어." 어린 두 딸을 키우는 친구가 늦은 밤 카톡으로 한탄했다. 사사로운 일로 아이를 야단치다가 괴물로 돌변한 자신이 스스로도 끔찍하다는 자책이었다. 위로할 말이 없었던 건 그 친구가 실은 어제의 나이고, 내일의 당신일 수도 있어서다. 엄마들은 매일 다양한 분노를 삭이며 살고 있다. 분노가 일상이 되기 전에, 자신의 마음을 점검하고 정비해보자. 원인을 알고 방법을 찾았다면 괜찮다, 이 또한 사랑일 테니까.

엄마가 화를 낼 때, 아이의 속마음은?

"엄마 안에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살아요"


아이는 자신의 무력함과 엄마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 엄마에 대한 의존성이 날로 커간다.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엄마는 항상 천사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 기저귀가 젖어 울었는데 엄마는 짜증을 내기도 하고, 계속 자고 싶은데 불을 켜고, 큰 병에 안 걸리게 한다는 핑계로 어딘가로 데려가 바늘로 몸을 찌르기도 한다. 유아기 때는 인간에게 선한 면도 있고, 악한 면도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선은 그저 선이고, 악은 오로지 악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는 고민 끝에 서로 다른 두 개의 엄마의 표상을 만든다. 천사 엄마와 악마 엄마다. 심리학 용어로 '분열'이라고 하는데, 이는 아이가 천사 엄마가 악마 엄마에게 압도되어 버릴까 두려워 본능적으로 둘을 통합하지 않는다.

"내 마음속에도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있어요"


천사와 악마의 구분은 엄마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는 자신의 마음에도 이런 잣대를 들이댄다. 기분이 좋고 엄마가 좋을 때는 착한 아이 모드를, 기분이 나쁘고 엄마가 미울 때는 나쁜 아이 모드를 사용하는 것이다. 마치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자신의 본질은 지킬 박사라고 믿으며, 하이드의 모습은 진짜 자신이 아니라고 부정하게 된다. 이 '분열'을 극복하게 하는 방법은 엄마의 태도다. 아이가 엄마에게 울거나 떼를 써도 엄마가 거절하지 않고 자신의 나쁜 면까지 보듬어줄 때, 아이는 나쁜 감정도 자신을 구성하는 요소임을 알고 자신의 악함을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모두 자신의 모습임을 인정하고 이를 통합하고 조절하는 법을 터득해 자신의 인격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전문가의 특약처방전 1

서천석 교수의 <내 마음 같지 않은 내 마음 처방전>

"나는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엄마입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새끼다. 그래서 참고 참고 또 참았는데, 결국은 폭발했다. 이러다가 분노조절장애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울 정도로 반복되는 아이에 대한 분노. 답답해서, 또 미안해서 속이 터지는 엄마와 아이의 마음을 소아정신과 서천석 전문의가 읽어주었다.


"아이가 '싫어!' '안 해!'를 입에 달고 살아요.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고집을 부리니 화를 안 낼 수가 없어요."


"자기 생각이 소중한 것은 아이나 부모나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부모가 있어요. '아이가 내 말을 안 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와 '어떻게 내 말을 안 들을 수 있냐'고 생각하는 부모죠. 두 타입의 부모는 아이의 잘못에 대해 야단치는 강도가 달라요. 후자의 경우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 것을 부모를 공격하는 것이라 여깁니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아이에게 진짜로 화를 내게 되죠. 아이에게 화가 났다면, 가만히 생각해보세요. 아이에게 화낼 이유가 있는 일일까요?
아이가 말을 안 듣는 것은 그저 자기가 더 소중해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해버린 것에 불과합니다. 자기 생각이 소중한 것은 아이나 부모나 마찬가지예요. 부모가 할 일은 천천히, 오랜 시간을 두고 아이의 생각을 바꿔주는 일입니다.

"엄마를 만만하게 보는 것 같아요. 아이와의 기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아요."


"아이는 부모의 경쟁 상대가 아닙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지지 않으려고 하죠. 아이의 공격에 거칠게 맞섭니다. 그러나 그 마음이 이미 약한 마음이에요. 아이는 나의 작은 분신에 불과해요. 아이와의 싸움은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부모가 강한 부모이고, 아이가 좋아하는 부모입니다. 불안한 부모는 아이를 누르려고 하고, 그러면 아이는 눌릴까 불안해 더 튀어 오릅니다. 부모의 불안이 아이의 불안을 낳는 것이죠. 때로는 아이가 부모에게 인정받으려 싸움을 걸 때도 있어요. 그럴 때는 '엄마에게 화낼 필요는 없단다. 네 생각에도 옳은 점이 있다고 생각해. 다만 뭐가 더 좋은 방법인지 함께 찾아보자'고 이야기해주세요. 아이가 싸워야하는 상대는 세상입니다. 세상과 부딪치며 아이는 자신을 만들어가죠. 아이가 부모가 아닌 세상에 도전하도록 격려해주고 이끌어주세요.

"때린다고 협박하다가, 결국 매를 들어야 아이가 말을 들어요."


"모멸감을 주어 사람을 바꿀 수는 없어요."
아이를 교육할 때는 아이를 공격하는 마음을 지워야 합니다. 엄마의 공격성은 어서 내 말을 들었으면 하는 마음, 알고 보면 상대를 알고 싶은 마음이죠. 체벌은 아이를 굴복하거나 저항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스스로 깨닫지 못하게 가로막아요. 우리 부모 세대 역시 화를 참고 타협하는 것을 잘 못하셨지요. 그분들 또한 어릴 때 배운 적이 없어서입니다. 이제 우리 세대가 아이에게 가르쳐야 해요. 비폭력 대화를 공부하고 아이의 한계를 인정하며, 마음을 바꾸는 여러 방법을 시도해보는 겁니다. 이런 공부와 노력은 비단 아이만을 위한 것이 아니에요. 폭력에 너무나 익숙하고 길든 우리 자신을 치유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훈육하는 것과 화내는 것은 뭐가 다른가요?"


"엄마의 마음이 준비되어 있다면 훈육이고, 그렇지 않으면 화입니다."
화내기와 교육은 두 가지 차이가 있어요. 첫 번째로 '준비하고 계획한 것인가?'입니다. 무엇을 이용해 어떻게 가르칠지 미리 준비했다면 교육이에요. 두 번째는 '아이의 입장에 서 있나?'입니다. 아이를 위해서라고 해도, 화는 결국 내 감정을 못 이기고 터뜨리는 것이니까요. 준비했다 하더라도 엄마의 감정이 실려 있으면 잔소리가 됩니다. 잘못한 일에 아이가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다만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해요. 죄책감은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해 느끼는 것이고, 수치심은 자기 존재 전체에 대해 느끼는 것입니다. 아이가 잘못했을 때는 잘못을 분명히 지적하고, '그렇지만 부모는 너의 편'이라는 사실을 꼭 말해줘야 합니다.
★아이가 잘못했을 때 이렇게 이야기해주세요"그럴 수 있어. 아직 어리니까. 실수할 수도, 잘 모를 수도 있지. 하지만 이 일의 책임은 네가 져야 해. 어차피 네 삶, 네 인생이니까. 엄마가 대신해줄 수 있는 건 아니란다. 네가 배우고 그러면서 어른이 되는 거야."

"뭐든 자기 뜻대로 안 되면 저한테 화를 내요. 그러면 저도 화가 나서 심하게 야단쳐요."


"아이의 분노에 어른이 분노로 맞서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에서 도망가버려요"
아이의 스트레스를 못 견디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아이가 언제나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죠. 그러나 그런 인생은 없습니다. 성장은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니까요. 부모의 좋은 충고나 가르침도 아이 마음의 분노를 줄일 수는 없습니다. 화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말을 들어주고 놀아주고 격려해주는 여유 있는 부모예요. 아이가 화를 낼때는 그냥 그 자리를 지키세요. 똑같이 화내거나 아이의 화에 방어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는 아이고, 나는 부모니까요. 아이는 부모에게 화를 내며 그래도 자신에게는 부모가 있다는 사실에 안도해요. 아이의 분노는 변화의 계기가 돼요. 감정을 표출할 때 우리는 아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 부모가 기다려주는 동안 쏟아진 감정이 소화되면 아이는 변하기 시작합니다.



전문가의 특약처방전 2

박용철 정신과 전문의의 '분노 탈출! 실천 테크닉'

"분노의 '을'이 되느니, 내 감정의 '갑'으로 살자"



분노도 습관이다. 우리 뇌는 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분노를 자주 경험하면 뇌는 괴롭고 아프더라도 분노라는 감정을 자꾸만 선택하고, 그 감정을 느낄 때 비로소 안심한다. 나의 감정 습관을 알고 감정의 행복을 연습해보자.

1 뇌의 속임수에서 벗어나라


오랫동안 혼자 시간을 보내는 데 익숙해진 사람은 누군가와 함께 지내는 것을 낯설고 불편하게 느낀다. 외로움 혹은 고독이란 감정이 습관이 된 탓이다. 또 오랜 세월 불안과 걱정을 달고 살았던 사람은 상황이 좋아지고 걱정거리가 다 해결된 뒤에도 계속 불안해한다. 심지어 걱정거리가 없으면 일부러 걱정할 일을 만들고,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한다. 이른바 불안의 '금단현상'이다. 다행인 것은 불안이 습관이 된 사람도, 자신의 불안의 이유를 알고 긍정을 연습하면 다시 긍정이 습관으로 뇌에 각인된다는 점이다. 과거는 돌이킬 수 없지만, 어린 시절의 상처는 치유할 수 있다.

2 감정을 잘게 나누어 이름을 붙여라


현재 자신의 우울한 감정이 슬픔인지, 미안함인지, 억울함인지, 죄책감인지 정확하게 읽어 보자. 언어는 현실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우리 마음 상태를 바꿀 수 있는 마법과 같은 힘이 있다. 특히 갑자기 감정이 폭발하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읽고 언어화하는 연습이 감정을 조절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3 내 감정을 나에게 읽어주자


"OO야, 네가 지금 너무 억울하구나" "OO야, 너는 지금 참 미안하고 안타까워하는구나"라고 이야기를 반복하다 보면 (큰소리로 하면 더 좋다), 나의 감정이 객관화되고 감정에 휩싸인 충동적인 행동을 막을 수 있다. 무엇보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내 감정을 알아줄 때 크나큰 위로를 얻었던 것처럼 위로받는 기분이 된다.

4 걱정은 '걱정 시간'에 몰아서 끝내기


대부분의 부정적인 감정 습관에는 걱정이 빠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걱정을 몰아서 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루 중 걱정만 하는 시간을 정해보는 것. 지금까지 하루 종일 걱정에 시달렸다면, 몰아서 집중적으로 걱정하고 나머지 시간은 가능한한 불안 상태에서 벗어나 살아 보자.

5 눈 딱 감고 감정일기를 써보자


처음에는 그저 화남, 불쾌, 기쁨 정도의 종류로만 나누어서 하루에 있었던 일과 그 일에서 느낀 감정을 적어보자. 그리고 그 옆에 감정의 점수를 매겨보자. 감정의 정도가 가장 강했다면 10점, 아주 약한 정도의 감정이었다면 1점이라고 기록 하는 것. 감정일기는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이 생기는지 알 수 있고, 감정 조절의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다.

문득 내가 싫어질 때는 '무지개 사고법'


마음을 검은색과 흰색으로만 구분할 필요는 없다. 나의 어떤 면을 빨강이라고 본다면 다른 면은 파랑일 수 있다. 두 가지가 섞여 보라의 감정이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에 장점과 단점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단점이 모두 나타났다고 해도 그것을 부정하거나, 혹은 그것이 자신의 전부인 것처럼 확대하지 않아야 한다.

육아 고수 선배맘의 분노 조절법

하은맘 김선미씨 <지랄발랄 하은맘의 닥치고 군대육아> (김선미, 알에이치코리아) 저자

"수시로 들개로 변신한 나, 멋지고 우아한 까꿍 육아는 없더라"


결국 저는 테레사 수녀, 간디처럼 훌륭한 인격을 갖춘 엄마가 되지 못했어요. 특히 아이가 밥 먹을 때 흘리고, 조심하라 했는데도 자꾸만 넘어지고, 하지 말라는 것을 하면 분노가 폭발하더라고요. 가장 참을 수 없었던 때는 내가 받아줄수록 아이가 '더더더' 요구하는 거였어요. 수많은 육아 고수들이 아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마음을 읽어주면 된다 해서 그렇게 했는데도 자꾸만 더 떼를 부리면 저도 '하은아~ 그럼 안 되지~'를 36절쯤 반복하다가 들개로 변신했죠. 그런 날 밤이면 잠든 아이 뒤통수 보며 가슴으로 통곡을 했고요.

나의 감정조절 레시피


육아 고수들과 함께 살았다
저의 화 패턴을 분석해보니, 어린 시절 제가 부모님께 혼났던 행동을 아이가 반복할 때 폭발하더라고요. 큰 잘못이 아닌 것을 아는데도 본능적으로 다그치고, 곧바로 수정되지 않을 때 화를 냈어요. 화를 멈추려면, 먼저 나를 바꿔야 했죠. 육아서와 블로그 등을 섭렵하고, 육아 고수들의 조언을 종이에 적어 집안 벽, 일기장, 다이어리 등 곳곳에 붙여놓고 시시 때때로 그 조언을 되새김질했어요.

미안할 때는 아이에게 사과 편지를 썼다
달랑 편지만 준 게 아니에요. 아이 앞에 무릎 꿇고 "엄마가 미안해"라고 사과했어요. 진심이었기 때문에 통했던 것 같아요. 아이도 편지를 보며 엄마를 이해해주었고, 조금 커서는 스스로 자기 행동이 잘못됐다고 느끼면 저에게 편지를 써주더라고요. 이 과정을 몇 번 반복하니 아이에게 화내는 횟수가 확 줄었어요.


준영맘 신경숙씨 <효자동 레서피> 저자, '레써피'의 셰프


"아군이고 동료인 이웃 엄마들과도 때로 상처를 주고받아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웃 엄마들과 부대끼는 일도 생기더라고요. 아들 준영이가 놀이터에서 놀다가 어떤 큰 아이와 부딪혀 이마에 피가 나는데 그 아이의 엄마한테 야단을 맞고 있었어요. 제가 멀리 떨어져 있었던 것도 아닌데, 정말 화가 났죠. 준영이에게 다가가 "엄마한테 도와달라고 하지 그랬어?"라고 말하니, 아이가 대답을 안 하는 거예요. "다음에는 선생님이나 엄마한테 도와달라고 해!"라고 고함을 쳤어요. 그랬더니 아이가 놀란 눈을하고 "친구들하고 놀 땐 우리끼리 해결하고 안 되면 선생님한테 도와달라고 해야 하잖아. 그런데 엄마 화났어?"라고 묻더라고요. 그제야 저도 감정을 가라앉히고 "엄마는 준영에게 화를 내는 게 아니라 준영이가 아플 것 같아 마음이 아파서 그래"라고 이야기했어요. 담대한 아이 덕분에 그 일은 잘 해결되었지만, 저는 그야말로 가슴을 쓸어내렸어요.

나의 감정조절 레시피


엄마의 마음을 아이에게 솔직하게 읽어준다 아이가 여섯 살이 되니, 대화를 할 수 있어요. 아이에게 "엄마가 어제께 짜증이 났어. 그런데 짜증 낸 거 조금 미안해" "엄마 마음이 조금 화가 나려고 해"라고 엄마의 감정을 그때그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아이의 감정도 물어봐요. 이런 이야기를 아이와 나누면서 아이를 더 사랑하게 되고, 제가 갑자기 화를 내는 일이 줄었어요.




도움말 서천석(서울신경정신과 원장), 박용철(박정신건강의학과 원장) | 일러스트 최익견 | 글 김경민(자유기고가) Ⓒ채널예스 손민규
(인터넷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