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생각들

큰 아들...

하늘강가 2017. 9. 14. 10:54

27 살 된 큰 아들이 군 입대를 한답니다.

학교를 다 마치고 가려고 했으나 국가 장학이 되지 않는 다는 이유로  강제 휴학을 한 셈이지만

본인은 모든 것을 포기한 것인지 가야 겠다고 결심한 것 같습니다.


인하공대를 휴학할 때 보내었어야 했는데..

그때는 재수 하고픈 마음이 아들에게 너무나 커서 말할 수 조차 없었습니다...

그로 부터 7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에..


아직 대학생활도 다 마무리 짓지 못한 채..

군 입대를 한다고 합니다...


사실.. 이 의견은 내가 먼저 제시 했더랬습니다.

"군대 다녀 온후.. 마땅한 적이 없다면 대학원 진학도 힘들고 취직도 힘들다..

그러니.. 한 학기 남겨두고 다녀와서 더 준비하여 하고픈걸 했으면 좋겠다."고 말이죠..


하지만, 그 때는 듣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다니던 알바도 하지 못하게 되고

알아 보았으나 쉽게 구해지지 않고..

국가 장학의 혜택도 받지 못하자


아들은 군 입대로 결정을 짓게 되었습니다..

병무청에서는 언제 부터인가 집으로  입영통지서를 보내기 시작 했습니다.

군에 갈 나이가 넘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때마다 아들은 입영연기를 하고 지나 왔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를 못한 것입니다.


본인이 지원하여 입대를 하는 거라면 내 마음이 덜 힘들텐데..

다른 것을 하다가 안되어 포기하는 마음으로 군 입대하는 큰 아들을 보니

내 마음이 너무 좋질 않습니다.

그것도 최 전방으로 말이죠!!


큰 아들이 인하공대를 갓 입학 했을 때

남편은 선교지로 부르심을 받아

아들을 기숙사에 넣어 두고  두 자녀와 함께 가족 모두 떠났었습니다...

그 때로부터 이 아들은 홀로 사는 법을 배워 온것 같습니다...

마치 고아 처럼 말이죠!!


그때.. 아들을 두고 선교지로 나갈 그때...

나는 이 아들이 말하고 싶은 마음의 소리를 애써 외면 했더랬습니다...

'주님의 부르심 앞에서 자녀 개인의 마음은 내 마음안에 중요치 않게 여겨 왔던 것이죠...

그런데... 의대를 가고 싶다고 재수 했으면 좋겠다고 내 앞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는 큰 아들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비로소 아들의 그 무거움과 아픈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로 부터 7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아들은 의대는 가지 못하고 우리의 전 재산인 3천만원 정도의 금액이 전부 이 아들에게 들어 갔습니다...

의대를 준비하기에 늦은 나이이고..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불안한 마음이 작용했기 때문일까

모의 고사에는 최 상위권의 점수가 나오는데 정시를 보기만 하면 그 성적이 곤두박질 해서

본인의 분노와 아픔은 엄청 컸드랬습니다...

 

7년동안 부목으로 사역하던 교회에서 퇴직금도 주질 않아 어렵사리 개척을 하게되어

자녀들의 학업에 관한일은 언제나 뒷전이었지만

초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고3때 수학학원 2개월 다닌 것 빼고는..

단 한번도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서도 전체 10등이하로 내려가 본적이 없었던 아들..


고3때 선교지로 가야 한다고 했을 때에도 기꺼이 응원 해주면서

가족을 떠나 보내었던 아들..

가끔씩 내가 한국으로 나올 때면 밤늦게 내 옆에서 말 없이 앉아 있다 가던 아들..

무엇이 먹고 싶냐고 물어 보면..

그저 '엄마의 된장국이 최고' 라고 하면서 가족의 그리움을 그 한마디로 달래던 아들..

2년 만에 만난 아버지를 보면서.. '아빠'.. 라고 본인도 모르게 외치면서 그 좋은

'아빠'의 품에 안겼던 아들..


돌이켜 보면.. 부모가 '주의 일'을 한다는 이유로 아들은  당연히 누리고 픈  삶의 권리를

참 많은걸 포기하고 그리고 그 권리를 포기 당한 채 살아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것이 '주의 일'이고.. 어떤 것이 '세상 일'일까요!!

다음 주에 갑자기 최전방으로 입대하는 아들에게 오늘..

참 미안하고 또 미안한 마음에 제 마음을 풀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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